백제문화의 정수(精髓) 백제금동대향로
국립부여박물관소장 백제금동대향로는 우리나라 고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1993년 부여 능산리 백제왕릉군과 도성의 외곽성인 나성(羅城) 사이에 있는 절터의 부속시설인 공방(工房) 발굴조사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금동대향로는 높이 61.8cm, 무게 11.85kg의 대작이다. 대향로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용이 머리를 들어 입으로 향로 몸통의 하부를 물고 있는 받침과 양감 있는 사실적인 연잎으로 표현된 향로 몸체, 그리고 박산(博山)형태의 중첩된 산악으로 묘사된 뚜껑 부분이 그것이다. 중첩된 산악 사이사이와 봉황의 가슴에 마련된 연기 구멍에서 솟아오르는 향연(香煙)이야말로 신비롭고 완벽한 세상을 갈망하고 구현하고자 했던 백제인의 정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에 표현된 용, 봉황, 인물, 동·식물 등의 소재들은 유기적이며 살아 움직이고 있어 백제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다이나믹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인 형태와 세부적인 기교, 독창적인 디자인 그리고 거기에 담긴 미적 감각은 매우 뛰어나다. 대향로의 구도에서 볼 수 있는 선의 처리는 간결하면서도 우아하게 삼라만상(森羅萬象)을 표현하고 있어 문화의 중심이 백제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백제금동대향로의 발견으로 인해 백제문화의 위상은 매우 높아졌으며, 백제가 고대 동아시아 문화를 완성한 국제성과 개방성을 갖춘 국가였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대향로에 나타난 사상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백제 시대에 통용된 모든 종교가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향로는 백제의 저변에 깔려 있는 기층사회의 문화와 관념세계를 복합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대곡사명 감로왕도 (보물 제1990호)
<대곡사명 감로왕도>는 2000년 11월 17일에 전라북도 유형무화재 제185호로 지정되었다가 2014년 11월에 보물지정신청을 한 뒤 2018년 6월 27일에 국가 지정문화재 “보물 제1990호”로 지정되었다.
‘감로도’란 지옥에 고통 받고 있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음식을 공양하는 의식 절차를 그린 불화(佛畵)를 말한다. 사찰에서 해마다 7월 15일에 행하는 우란분재에 성반(盛飯)을 올림으로써 지옥에 빠진 부모가 지옥의 고통을 벗어나 극락 왕생한다는 우란분경(盂蘭盆經)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일명 우란분경변상도(盂蘭盆經變相圖)라고도 한다. 이 감로탱화는 1750년(영조 26)에 제작되었다.
견본채색화이며 그림의 크기는 가로 185.5㎝, 세로 176.5㎝이다. 구도를 크게 3단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상단에는 산수와 구름을 배경으로 중앙에 아미타삼존을 포함한 칠여래가 그려져 있고, 왼쪽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하고 있으며, 그 옆에 인로왕보살을 배치하고 오른쪽에는 아미타불·아난·목련존자가 배치되어 있다.
중단은 정갈하게 치장한 시식대 위에 오곡과 백미, 꽃, 음식을 담은 공양구가 진설되어 있고 양쪽에는 비구·비구니의 범패 과정, 천상선인·지상국왕대신·귀인 등이 표현되어 있다. 하단은 비교적 넓은 화면에 아귀 2구를 그리고 그 아래 사바세계와 지옥의 갖가지 고통이 표현되어 있다. 탱화 그림의 구도나 색조, 시정풍속과 환난 등을 그 시절의 환경을 점칠수 있게 묘사한 수작이다.
그림의 상태도 훌륭하고 구도와 양식에서 18세기 불교 복식 연구 및 풍속 연구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